[칼럼] 사후검증, 세무조사 아닌 세무조사같은 너 (김수현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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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후검증, 세무조사 아닌 세무조사같은 너 (김수현 세무사)
  • 김수현 세무사
  • 승인 2019.10.1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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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사후검증 대응기
- 사후검증(신고내용확인)이란?
- 사후검증과 세무조사의 차이
- 사후검증의 문제점
- 사후검증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사진: 김수현 세무사

1) 첫 사후검증 대응기

내가 다니던 병의원 전문 세무법인에서는 하반기만 되면 중요한 세금신고가 없음에도 항상 바빴다. 신고를 적절하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소득 전문직인 병의원에 대한 사후검증(신고내용확인) 통보가 한두달 사이에 5~6건, 많게는 10건이 넘게 왔기 때문이다.

병의원만 전문으로 하다보니 사후검증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그 유형이 정해져 있었다. 매출누락이 의심되는 경우 건강보험공단 자료와 신고된 내용이 다른 이유를 소명하여야 했고, 필요경비 과다 계상이 의심되는 경우 세금계산서, 카드 사용액, 현금영수증 등 적격증빙 내역 및 국세청 전산으로 파악되지 않는 여러 경비들에 대해서 소명하여야 했다.

사후검증에 여러번 대응을 하다보니,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세무서 담당자에 따라 스타일이 천차만별이었다. 신고 내용 검증을 위한 단순 사실관계의 확인이라는 사후검증의 취지에 맞게 필요한 자료만 간단하게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세무조사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번은 필요경비로 산입한 비용에 대하여 모든 증빙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에서 전산 확인이 불가한 직원 카드를 사용하고 실비정산한 영수증이나 등록면허세 영수증 등 10원짜리 증빙 하나까지 요구하였다. 그 분량만 해도 커다란 쇼핑백 2개가 넘었다. 세무조사 때나 제출하는 수준의 자료를 제출하여 모든 필요경비 계정에 대하여 확인하고 어떻게든 필요경비를 부인하고자 했던 것인 듯 했다.

2) 사후검증(신고내용확인)이란?

사후검증이란 ‘신고내용확인’이라고도 하는데, 국세청이 납세자의 세금신고에 대하여 성실히 신고하였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자료이다. 사후검증을 하는 경우 신고 내용의 분석 결과 성실신고가 의심되는 항목에 대하여 서류검토를 요청한다. 사후검증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조사과에 인계하여 세무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기에 사후검증 안내문을 받은 납세자들은 대체로 서류 제출 요구에 응하게 된다.

출처 : pixabay

3) 사후검증과 세무조사의 차이

사후검증은 제2의 세무조사로도 불리지만 세무조사는 아니다. 그 차이는 다음과 같다. 사후검증은 개인납세과 또는 법인납세과에서 담당하며, 분석 결과 성실 신고가 의심되는 항목에 대한 자료만 서면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한다. 세무조사는 일선 세무서 조사과나 지방청 조사국에서 담당하며, 조사요원이 직접 업체에 나가 회계장부 등을 검증하는 현장조사가 이루어진다. 사후검증은 법적근거가 부족하여 공무원의 재량 수준이 높다. 사후검증은 법적근거가 없다가 2018년 1월에 “각 세목별 사무처리규정(훈령)”에 절차규정을 보완하였다. 법령이 아닌 훈령에 규정이 되어 있는 것이다. 세무조사는 법령에 방법이 정해져있고, 이는 엄격하게 이루어진다. 국세기본법에 <제7장의 2 납세자의 권리>에 세무조사권 남용의 금지와 세무조사 관할 및 대상자 선정, 세무조사의 사전통지, 기간, 범위확대 제한 등이 규정되어 있다.

4) 사후검증의 문제점

사후검증과 세무조사의 차이 중 납세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재조사 금지로 보인다. 세무조사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에 의하여 일정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재조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사후검증은 재조사 금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론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이 필요경비와 관련한 모든 증빙을 제출하고 검토받아야 하는 세무조사에 준하는 사후검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다시금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 결정에서는 사후검증 후 같은 세목, 같은 과세기간에 세무조사를 하는 경우 재조사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2015년 귀속 종합소득세에 대한 사후검증에서 6,656만원을 고지받은 뒤, 2015년 귀속 종합소득세에 대하여 세무조사 통지를 받은 사업자가 낸 심사청구에서 사후검증은 신고내용의 확인을 위한 단순 사실관계의 확인이며, 질문조사권이 행사되어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 등이 침해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결정을 하였다.(2017-심사-577)

그러나 감사원의 결정과 별개로 납세자가 느끼는 압박감과 요구하는 자료의 수준을 살펴볼 때 사후검증이 과연 세무조사로 느껴지지 않을지는 의문이다. 신고내용확인서에 “신고누락된 사항이 있는데도 수정신고 하지 않을 경우에는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문구로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여야만 하도록 압박한다. 또, 요구사항에 따라 세금신고에 대한 거의 모든 자료들을 제출하여야 할 때도 있다.

5) 사후검증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세무조사와 달리 사후검증은 그렇지 않다는 감사원의 결정이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사업자들과 함께하는 세무사로서 사후검증은 사실상 납세자들에게 준세무조사처럼 여겨진다고 판단된다. 사후검증의 취지 상 특정항목에 대한 정보확인을 목적으로 최소한의 자료만을 요청한다고는 하지만, 세무 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그 범위가 무한정 넓어질 수 있다. 또한, 질문조사권이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협조하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으니 과세관청의 요구에 반강제적으로 협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후검증이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아 재조사금지의 원칙을 적용받지 못한다면 최소한 납세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엄격한 규정을 마련하였으면 한다. 현재 사후검증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법령은 납세자의 조세에 대한 감정과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규정되어 있는 국세기본법의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에 대한 법령처럼, 사후검증을 함에 있어서도 엄격한 법과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김수현 세무사 프로필]

▲다현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아이파경영아카데미 강사
()세무사시험 출제검토위원
▲택스데일리 신문 전문위원
이메일 : datax51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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