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상정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왜 계류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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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상정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왜 계류되었을까?
  • 이석정 기자
  • 승인 2020.03.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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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전면 허용한 것이 아니다.
최근 대법원은 헌법불합치에 따른 입법공백을 이유로 각하결정
법사위의 입법미비 방치로 세무행정 대혼란을 야기
입법공백사태 해소하여 국회 신뢰 회복해야

지난 3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여상규, 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세무사법개정안을 상정하였다. 이날 여상규 위원장은 찬반토론시 다수 위원의 찬성의견에도 불구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에 다시 상정하여 논의하라는 계류 결정을 내려 다시 심의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법사위 위원들은 헌법불합치 결정, 대법원 판례에 대한 해석문제, 입법미비에 따른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러한 법사위 공방 내용을 체크해 보고자 한다.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전면 허용한 것이 아니다.

문제의 시작은 헌법불합치 결정이었다. 지난 2018426일 헌법재판소는 아래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2015헌가19]

세무사법(2013.1.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6조 제1항 및 세무사법(2009.1.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20조 제1항 본문 중 변호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각 법률조항은 2019. 12. 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세무사법(2013.1.1. 법률 제11610호로 개정된 것)

6(등록) 5조의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자격이 있는자가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사등록부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등록하여야 한다.

세무사법(2009.1.30. 법률 제9348호로 개정된 것)

20(업무의 제한 등) 6조에 다른 등록을 한 자가 아니면 세무대리를 할 수 없다. 다만, 변호사법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행하는 경우와 제20조의2 1항에 따라 등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016헌마116]

법인세법(2016.12.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60조 제9항 제3호 및 소득세법(2015.12.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70조 제6항 제3호는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각 법률조항은 2019.12.31.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법인세법(2015.12.15. 법률 제13555호로 개정된 것)

60(과세표준 등의 신고)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내국법인의 경우 세무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3.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

소득세법(2015.12.15. 법률 제13558호로 개정된 것)

70(종합소득과세표준 확정신고)소득금액의 계산을 위한 세무조정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제160조 제3항에 따른 복식부기의무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의 경우 제4항 제3호에 따른 조정계산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조정반에 소속된 자가 작성하여야 한다.

3. 세무사법에 따른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

 

헌법재판소는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에게 세무대리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의견서에서 위 조항은 세무대리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부실 세무대리를 방지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무행정의 원활한 수행 및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도모하려는 심판대상 조항의 입법목적은 일단 수긍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만, 세무사 자격 보유 변호사로 하여금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일반 세무사의 세무사등록에 관한 근거규정이 사라지고, 세무사등록부에 등록한 변호사마저 세무조정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발생하므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세무사 자격보유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제한하는 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세무사로서 세무대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는 데에 있고 이들에게 허용할 세무대리의 범위, 대리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필요한 구체적 절차와 내용은 입법자가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고 입법자의 개선이 있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였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변호사 조정반 지정 거부 취소소송 각하판결

대법원은 세무사자격을 보유한 변호사가 국세청을 상대로 세무조정반 신청을 거부했다면서 제기한 소송에서 각하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 227일 정영대 변호사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조정반 지정거부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4년 국세청에 조정반 지정을 신청했으나 거부당하자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은 2015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선고 201223808)을 근거로 국세청의 거부처분이 위법이라고 했으며 2심 및 대법원 또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227일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최근 판결에서 1심에서 위법성을 지적한 거부처분의 근거조항이 202011일부터 효력이 상실되었으므로 소송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에 따라 20191231일까지는 위 법률조항들이 원고에게 적용됐으나 국회가 위헌성이 제거된 개선입법을 마련하지 않은 채 개정시한이 지났으니 202011일부터 해당 법률조항들은 효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 세무사 등록에 관련된 규정이 효력이 상실되었으니 등록여부를 다툴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세청은 변호사에게 등록조항이 없어 세무대리 등록거부

현재 국세청은 세무사자격을 가진 변호사의 세무대리 등록 뿐만아니라 세무사의 세무대리 등록도 관련조항의 실효에 따라 일률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다.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법률조항이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하여 세무대리 등록조항 자체가 없으므로 추후 입법결과에 따라 등록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였고 결과에 따라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입법권자인 기재위의 의결사항을 법사위가 문제제기 하는 것은 월권으로 봐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위원장 이춘석)는 지난해 1129일 세무사자격을 가진 변호사에게 회계장부작성과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제외한 세무업무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김정우 의원입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계형식 및 자구심사만을 맡아야할 법사위는 내용을 문제삼으며 통과시키지 아니하였고 관행을 이유로 다수가 찬성하는 법안을 일부가 반대한다고 전체회의에 계류시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법사위의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공백상태 및 새내기 세무사는 누가 책임지나?

찬반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위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세무사자격을 가진 변호사에게 모든 세무대리를 허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추가 토론에서 입법미비상태는 변호사에게만 한정하는 것으로 기존 세무사는 현행대로 진행하면 된다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확인결과 헌법불합치 취지 및 대법원판례를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장부작성 대리와 성실신고 확인 업무는 실제 변호사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어 사무장을 두고 업무를 처리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다면 장기간 입법미비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이번 안건은 통과시키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추후 입법보완을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주장하였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효력이 상실된 세무사법 조항으로 인해 당장 법인세 신고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또한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700여명의 새내기 세무사가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어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 난 누구의 편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다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오신환 의원은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공백이 생긴 것이 맞으므로 기한을 넘기지 말고 오늘 처리를 꼭 해야한다라고 말하면서 만일 오늘 처리되지 못한다면 이는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마음같아선 제2소위에 개정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해야 하겠지만 입법공백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오늘 처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찬반토론을 끝낸 후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이미 늦은 입법공백 조금 더 늦어도 된다고 말하면서 어짜피 이 안건은 통과시키지 않도록 간사회의때 사전 결정했다고 말해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특히 법사위원들을 향해 로비를 받았을 거라고 추측하는 등의 말을 하여 참석한 법사위원들의 강력한 반발을 낳았다. 이에 조세소위로 회부하려다 미래통합당 오신환 의원 등의 요청에 따라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하는 것으로 최종 의결하였다.

 

입법지연에 따른 세무행정 대혼란 가능성 커져

법사위 전체회의 계류결정에 따라 일선 세무행정의 대혼란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번 회기 마지막 남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세무사법 개정안이 의결되어 개정된다면 즉시 입법공백상태가 해소되어 원활한 세무행정이 가능하겠지만 전체회의 상정이 불발된다면 입법공백 상태가 지속되어 세무사시험에 합격한 세무사들과 5년에 한번씩 이루어지는 기존 세무사의 세무사등록증의 갱신업무가 이루어지지 않아 원활한 세무행정이 어렵게 될 수 있다.

세무사고시회 관계자는 이러한 점을 우려하여 최대한 빨리 법사위 전체회의에 재상정되어 통과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세무사에겐 세무업무가 유일한 핵심 주업무이지만 변호사에겐 덤이라 느긋한 거 아니냐? 견해도 있어

강모세무사는 법사위에 변호사가 아홉명 소속되어 있는데 그분들 중 상당수는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세무사법 통과를 바라고 있다. 다만, 극히 일부 위원들이 반대를 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다라고 말하면서 혹시 세무사의 핵심이고 유일한 직무인 세무업무라 절박한데 변호사는 덤이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 느긋한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해당사자가 이익충돌 법안 심의시에는 기피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이번 법사위를 지켜 본 김모 세무사는 조세불복시 조세심판원에는 심판청구 대상과 이해관계에 있는 심판관은 제척사유로 보아 기피신청을 할 수 있고 법원에서도 기피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하물며 입법 최고기관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이해충돌이 될 수 있는 제척사유 의안에 대해 기피제도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더욱이 단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통과가 어려운 만장일치를 관행으로 하는 법사위에서 위원장이 이해관계 당사자인 변호사이니 통과될 리가 있겠는가? 법사위 심의시에는 기피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하면서 위원장의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에둘러 비판하였다.

 

입법공백사태 해소하여 국회 신뢰 회복해야

한편, 오는 317일 법사위 전체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전체회의 및 본회의에서 세무사법 개정안이 상정 및 통과되어 입법미비에 대한 국회의 신뢰 및 명예를 회복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며 납세자인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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