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 막는다"…지분적립형 분양주택 'A to Z'
상태바
"로또 분양 막는다"…지분적립형 분양주택 'A to Z'
  • 박효주 기자
  • 승인 2020.08.05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개요(서울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서울시가 이번 8·4주택공급확대 대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방안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다. 공공택지 분양이 '로또 분양'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지분적립형 분양 방식을 도입해 이를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어서다.

◇자금력 약한 3040세대 혜택…대출 여부는 '아직'

5일 정부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올해 초부터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을 연구했다.

기본적으로 로또 분양을 막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공공분양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하다. 분양 이후 수억원까지도 가격차이가 나기 때문에 매번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분양주택이 로또분양이라는 평가를 깊이 받아들여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분양주택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SH공사와 함께 상당기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자가 초기에 분양가의 20~40%만 내고 입주한다. 분양대금을 완납해야 하는 기존 공공분양 방식에 비해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

지난 상반기 SH공사에서 공급한 마곡 9단지 전용면적 59㎡에 적용해보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서는 분양가 5억원의 25%인 1억2500만원을 내면 일단 내 집이 된다. 나머지 75%는 4년마다 15%씩, 약 7500만원(총 20년 가정 시)을 추가로 내면 된다.

다만 아직 취득하지 못한 공공지분에 대해서는 행복주택 수준의 임대료를 내야 해 초기에는 임대보증금도 내야 한다. 유사한 지역의 행복주택 공급사례를 기준으로 최초로 입주할 때 내야 하는 임대료는 대략 보증금 1억원, 월임대료 14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초기에 지분 25%(1억2500만원), 임대보증금(1억원)을 합쳐 총 2억2500만원이 필요하다. 획득 지분이 점차 증가하면 초기에 납입했던 보증금을 돌려받아 지분 취득에 보탤 수 있고, 임대료도 점점 낮아지게 된다.

SH공사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향후 금융권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출이 된다 하더라도 초기 획득 지분(20~40%)에 대한 대출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 내 분양가 5억원의 주택으로 가정하면, 주택담보대출 시 40%인 2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초기 부담금인 2억2500만원에서 2억원을 대출받은 후 실제 2500만원이면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 또 다른 로또분양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입주자 지분 외 나머지 지분은 공공이 갖고 있다. 공기업이 임대보증금을 받으면 회계상 '부채'로 잡힌다. 임대보증금을 많이 받을수록 부채가 커지는 셈이다. 부채가 높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가 사업을 할 때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정부는 공공분양을 리츠(REITs)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서울시는 전매제한 10년을 고려하고 있다. 만약 초기 지분 25%에 20년 지분적립형 주택이라면 분양 후 10년차에는 집주인이 약 62.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집을 매각하려면 전매제한 이후 제3자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만 팔고 나가면 된다. 나머지 지분은 그대로 공공이 보유한다.

또 분양가 5억원이던 공공 아파트가 10년 후 시세 8억원이 됐다고 가정하면, 해당 시세의 62.5% 지분가치는 총 5억원이다. 보유지분이 적으니 가격 상승에도 시세차익이 적다. 주택을 매각할 유인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 지분이 낮은 경우 처분수익 자체가 낮기 때문에 단기 투기수요의 유입을 차단하고 자연스럽게 수분양자의 장기 거주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며 "거주기간이 장기화되면 주택거래 빈도가 감소해 가격을 안정화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입주자 선정방법(서울시 제공). © 뉴스1

 

 


◇전원 추첨제…"공급물량 적으면 효과 없을 것"

전문가들도 이번 모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유동성 과잉 때문에 대출을 다 막아 자금이 부족한 사람이 집을 분양받을 경우나 오랜기간 해당 주택에서 살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며 "10년 뒤 분양전환되는 임대주택의 경우 전환 가격이 너무 올라 입주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사례가 나오는 등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지분 매입 기간, 입주자 선정 방식 등은 올해 하반기 중 따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 안을 보면 특별공급 70%(신혼부부 40%, 생애최초 30%), 일반공급 30%(1순위 20%, 2순위 10%)로 구성된다. 그리고 모든 청약은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진행된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 140%) 이하면 특별공급과 1순위 일반공급을 신청할 수 있고, 소득 130~150%는 2순위 추첨에 지원할 수 있다.

관건은 공급물량이다. 공공분양 가운데 지분 적립형 주택을 얼마나 넣을지는 토지 소유자인 서울시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는 소유 부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주택의 절반 정도를 지분 적립형으로 짓는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8년까지 서울시가 공급할 지분 적립형 주택은 1만7000가구로 예상한다"며 "3040 세대의 입주 기회 확대를 위해 무주택 기간, 입주자 저축 납입액 등과 관계없이 추첨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기거주를 원하는 실수요자에게 적절한 정책"이라면서도 "공급물량이 적으면 지속성이 없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해당 주택의 공급을 최대한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