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임직원 부정으로 소득 준 회사, 법인세 덜냈다고 40%가산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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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임직원 부정으로 소득 준 회사, 법인세 덜냈다고 40%가산 부당"
  • 박효주 기자
  • 승인 2021.02.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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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등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1.2.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임직원의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회사가 법인세를 과소납부하게 된 경우, 이를 회사의 부정행위로 봐 40%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8일 A사가 마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냇다.

가맹점의 결제정보를 신용카드사나 국세청에 전달해 정산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제공하는 밴 서비스 제공업체인 A사의 임직원 B씨 등은 가맹점에 재계약지원금, 수수료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속여 A사가 거래 상대방에게 약 20억원을 지급하게 하고 이를 돌려받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 범행으로 A사의 사업연도 소득이 20억원 누락된 채 법인세 신고·납부가 이뤄졌다.

세무당국은 임직원의 부정 행위를 법인의 부정한 행위로 봐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한 법인세 본세에다가 40%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및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더해 원고의 2005 사업연도부터 2010 사업연도까지 법인세를 증액경정했다.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인데, 납세자가 사기나 기타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10년으로 연장된다.

또 납세자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과소신고한 경우에는 과소신고액의 10%에 해당하는 일반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지만, 납세자가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과소신고한 경우에는 과소신고액의 40%에 해당하는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다.

A사는 "회사는 범죄 피해자에 불과한데도, 세무서가 장기부과제척기간과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모두 적용해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임직원의 부정행위를 A사의 부정행위로 보는 것이 맞다며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A사의 청구 중 일부 부가세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법인의 임직원이 법인 소득을 은닉하는 등 적극적으로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도 범죄 피해자인 법인에게 장기 부과제척기간과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이날 전원합의체는 "납세자가 인식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임직원(사용인)의 부정행위 자체를 이유로 범죄 피해자에 불과한 납세자에게 일반과소신고가산세 보다 훨씬 높은 세율의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비난가능성 및 책임에 상응하지 않는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어서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며 부당과소신고가산세 적용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A사가 사용인 등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 적용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판결 중 A사에게 부과된 법인세 중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부분은 파기환송, 장기 부과제척기간 적용은 상고기각했다.

이에 대해 이기택·김재형·박정화·안철상·노정희 대법관은 "사용인의 배임적 부정행위를 이유로 납세자에게 부당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면, 장기 부과제척기간도 적용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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